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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현금보석금제 폐지 1년 후

지난해 9월 일리노이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현금 보석금제도를 폐지했다.    현금 보석금제도는 범죄를 저질러 재판에 회부된 피고인이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현금으로 보석금을 낸 뒤 재판을 받는 제도다. 피고인 입장에서는 자신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보석금을 내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사법시스템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등에서는 돈만 있으면 큰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되지 않을 수 있고 유능한 변호사를 통해 무죄까지 받을 수 있는 제도라면서 폐지를 요구한 바 있다. 결국 민주당이 주도한 일리노이 주의회에서는 현금 보석금제도 폐지를 규정한 법안을 가결했고 JB 프리츠커 주지사 역시 이에 승인하면서 일리노이가 미국에서 최초로 현금 보석금제를 없앤 주가 됐다.     물론 난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일부 카운티 검사장들이 주도해 현금 보석금제를 없애는 법안 통과 과정이 위법이며 주헌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 발효가 늦어지게 됐다. 이로 인해 당초 발효 예정이었던 2023년 1월1일에서 9개월 가량 늦어진 2023년 9월에서야 법안이 발효될 수 있었다. 2024년 9월은 일리노이에서 현금 보석금제도가 전면 폐지된지 꼭 1년이 되는 시기다.     현금 보석금제 폐지를 앞두고 제기됐던 가장 큰 우려는 자칫 범죄 발생이 급증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강력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되지 않기 때문에 거리에 범죄자들로 가득찰 수 있다는 걱정이었다. 일부에서는 현금 보석금 제도가 사라지면 일리노이가 범죄자가 득실거리는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실제로는 현금 보석금제를 없애면서 구속할 수 있는 범죄의 유형에 공공의 안전에 위협을 끼칠 수 있고 도주의 위협이 큰 것 등으로 규정은 했지만 실제로 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아무리 중범죄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사회와 격리되지 않을 수 있고 재판이 진행중인 도중에 다른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적어도 현금 보석금제가 폐지된 후 1년간은 이런 우려대로 상황이 흘러가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로욜라대 형사법리서치센터에서 조사한 결과 각종 수치가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우선 범죄를 저지르고 본 재판이 시작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3일 이상 걸리는 경우가 전체의 31%에서 8%까지 떨어진 것이다. 그만큼 유치장에 수감되는 숫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쿡카운티의 경우 재판을 받기 전 구속된 수감자의 숫자는 이전에 비해 14%나 감소했다. 또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도중 재판 기일에 출석하지 않는 경우도 17%에서 15%로 소폭이지만 떨어졌다. 현금 보석금제가 없어지면서 전자발찌 부착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에서도 판례가 쌓이면서 구속과 불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마련되고 있다. 이전 같으면 강력 범죄를 저지르고도 보석금만 내면 즉각 풀려났지만 지금은 구속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레이크카운티에서 발생한 가정폭력 사건이 대표적이다. 한 의사가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에게 주먹을 날리고 발로 구타하면서 칼로 찌르고 방화를 할 것이라고 위협한 사건이었다. 이전 같으면 보석금 수백달러만 내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경범죄인 가정폭력죄가 적용됐겠지민 담당 판사는 구속을 명령했다. 범인이 살인 의도가 있었으며 구속이 아니면 피해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사례는 병원에서 퇴근하는 간호사를 위협해  ATM 기기에 가서 현금을 빼앗으려 한 사건이다. 이 범인은 결국 판사로부터 구속 명령을 받았다.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를 골라 강력 범죄를 저질렀고 공공의 안전에 위협을 끼친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이러한 판례들이 축적되면 구속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확립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돈으로 인해서 사법 정의가 구현되기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현금 보석금제가 폐지된지 고작 1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새로운 법이 충분한 효력을 발생하고 있다고 믿긴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 로욜라대학 형사법리서치센터에서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은 범인이 추후 유사 범죄를 다시 저지르는 경우 등이 확인이 되어야 일리노이 사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지만 발효 1년이 지난 현재로서는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연구 보고서의 한계를 언급하기도 했다.     사법 시스템 정비는 소수 인종에게만 가혹하게 적용되는 측면을 고려하면 반드시 손봐야 할 과제다. 우범지역을 중심으로 인해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치안 상황으로 인해 불안함을 느끼는 주민들에게도 개선이 시급한 문제다. 아울러 일부 검사장들이 주장하는대로 급증한 검찰과 법원의 업무를 완화시켜줄 수 있는 보완책도 지체없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현금보석금제 폐지 현금 보석금제도 불구속 상태 경범죄인 가정폭력죄

2024-09-18

일리노이 보석 관련 대법원 상고 급증

일리노이 주 대법원에 올라온 구속 관련 상고 건수가 대폭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현금 보석금제 폐지로 인한 후폭풍 때문이다.     일리노이 주 대법원이 1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현금 보석금제도가 폐지된 지난해 9월18일부터 2월18일까지 5개월 동안 대법원에 신청된 구속 관련 상고 건수는 모두 2003건이었다. 이는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 동안 보석금 관련 대법원 상고 건수인 171건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폭이다.     구속 관련 대법원 상고의 경우 하급법원인 순회법원에서 피고의 구속 판결을 내렸을 때 피고가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지난해 발효된 일리노이 주의 현금 보석금제 폐지는 기본적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단 도주의 우려가 크거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경우 공공에 끼치는 위협이 상당할 경우에만 구속을 허락하고 있다.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범죄는 살인과 강간 등 중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만약 피고가 순회법원에서 구속될 경우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하게 되는데 이 사례가 법 적용 후 5개월간 2000건이 넘어선 것이다.     현금 보석금제 폐지 법안은 구속 판결을 받은 피고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 14일내로 판결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어 대법원에 몰리는 업무 처리 부담 역시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법원은 지난 2월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상고 업무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고 이를 곧 시행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현금 보석금제 폐지가 발효된 이후 어떤 경우에는 구속이 내려지고 어떤 사례에서는 불구속이 가능한지를 결정하는 대법원 사례가 축적될 경우 초기와 같은 항소 제기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를 위해 일리노이 주정부가 대법원에 지원하는 예산은 늘려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Nathan Park 기자일리노이 대법원 현금 보석금제도 대법원 상고 일리노이 보석

2024-03-15

IL 보석금제 폐지로 전자 발찌 착용 관심

일리노이 주의 현금 보석금제 폐지〈본지 13일자 1면 보도〉가 18일부터 시행되면서 전자 발찌 모니터링 시스템 사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전자 발찌의 실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금 보석금제 폐지로 앞으로는 재판을 앞두고 있는 피고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담당 판사가 불구속을 결정할 심리에서 전자 발찌 착용을 명령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를 통해 본재판에 피고자가 출석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추가 범죄 발생을 미리 막을 수 있다는 것도 전자 발찌 옹호론자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 발찌 모니터링 시스템의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저지 연방 법원을 통해 전자 발찌를 착용한 피고인과 그렇지 않은 피고인 간의 본재판 출두 차이성을 확인했지만 큰 변별력이 없었다. 또 네 곳의 관할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자 발찌 착용자의 신규 범죄 연루성도 발찌를 착용하지 않은 피고인과 차이가 없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즉 전자 발찌를 착용해도 본재판에 출두할 가능성에는 차이가 없고 새로운 범죄를 감소시키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이유로 일리노이에서 현금 보석금제도가 폐지되면 판사들이 이를 대체할 수단으로 전자 발찌 착용을 명령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 역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은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현재 시카고 지역에는 모두 3천명이 넘는 피고인들이 전자 발찌를 착용하고 있다.     쿡 카운티 쉐리프가 운영하는 전자 발찌 착용 프로그램에 1871명, 쿡 카운티 순회법원의 프로그램에 1675명이 등록돼 있다.     레이크카운티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먼저 전자 발찌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한 카운티로 알려져 있다. 일리노이 102개 카운티 중에서 현재 70개 카운티가 전자 발찌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Nathan Park 기자보석금제 폐지 현금 보석금제도 전자 발찌 보석금제 폐지

2023-09-18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IL 현금 보석금제 폐지를 앞두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일리노이 주의 현금 보석금제 폐지가 다음주로 다가왔다. 당초 일리노이 정부는 1월 1일부터 이를 폐지할 계획이었다. 주의회의 법안 통과와 주지사의 서명까지 마쳤지만 시행을 며칠 앞두고 주 대법원에 위헌 소송이 제기됐고 법원이 심리를 마칠 때까지 시행을 중단하라고 판결함에 따라 적용이 미뤄져 왔다. 최근에야 주 대법원이 합헌이라는 결론을 내림에 따라 오는 18일부터 현금 보석금제도가 전면 폐지된다.   현금 보석금 제도의 폐지를 앞두고 반대론자들은 이를 시행할 경우 범죄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무법 천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묘사한 선거 캠페인 자료가 유권자들 집으로 배달되면서 주민들을 동요시키기도 했다.     보석금 제도의 취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과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해 재판을 받는 동안 불구속 상태를 보장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부유층의 경우 중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도 보석금만 지급하면 구속을 면할 수 있고 재판 결과 역시 유능한 변호사를 고용하면서 무죄를 받거나 형량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에서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저소득층의 경우 보석금을 부담할 수 없어 구속 상태를 면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보석금제 폐지를 통해 사법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리노이의 현금 보석금제 폐지는 이러한 요소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해 뒀다. 보석금제 폐지로 재판은 불구속 상태에서 받는 것이 원칙이 됐지만 예외도 물론 있다. 피의자가 도주 우려가 있거나 공공 안전에 큰 위협이 되는 경우 등은 판사의 재량에 따라 구속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일부에서의 우려와 같이 범죄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면서 공공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되는 경우를 막을 수 있는 장치인 셈이다. 물론 세부 규정 마련을 통해 어떤 범죄가 공공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지 등은 차차 결정돼야 한다.     우선 살인과 강간 등의 강력범이 이에 해당된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범의 경우가 보석금제 폐지로 인해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정폭력범의 경우 다른 중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높아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소지가 높다. 예전 같았으면 현금 보석금을 내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겠지만 18일 이후로는 판사의 결정에 따라 구속을 면키 어렵다는 것이다.   보석금제 폐지로 재판의 진행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전까지는 보석금 책정 심리는 본재판에 앞서 약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즉 피의자측에서는 최대한 불구속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보석 여부를 결정하는 심리에 많은 준비를 할 것이 확실하고 이렇게 되면 법원 업무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 더 많은 자원이 투입되고 시일이 걸리게 되면 법원 업무 가중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쿡카운티나 레이크 카운티와 같은 대형 지방 법원은 사정이 낫지만 소규모 지방 법원의 경우 인력 부족이나 심리 지연과 같은 결과가 보석금제 폐지와 맞물려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이 큰 이견 없이 예상하는 보석금제 폐지 후 나타날 수 있는 결과는 수감자 숫자의 감소다. 현재 일리노이에는 약 20만명의 재소자가 교정 시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는데 이 숫자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재소자가 줄어들면 교정 당국의 부담 역시 줄어들게 되고 이를 통해 수감자들에 대한 시설이 나이지고 교정 환경도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리노이 일부 교정 시설의 경우 많이 노후됐고 교정국 직원들의 인력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고령이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수감 생활을 이어가기 힘든 재소자들에 대해서는 조기 석방을 할 수 있는 제도가 실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석금제 폐지는 수감자 감소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게 된다.   일리노이주는 현금 보석금 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첫번째 주다. 앞으로의 시행 결과에 다른 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다. 시카고는 강력범죄가 만연하다는 이미지가 아직 강하다. 올해 들어 강력 사건 발생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긴 하지만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진 않은 상황이다. 이럴 때 현금 보석금제 폐지와 같은 큰 개혁 정책이 실현되면서 공공 안전에도 큰 영향이 예상된다.    다행히 쿡 카운티의 통계 결과는 긍정적인 측면을 비추고 있다. 쿡 카운티는 수년전부터 현금 보석금 시행을 보다 엄격하게 하는 정책을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공공 안전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고 있지는 않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를 통해 일리노이 전역으로 보석금제 폐지를 확대했을 때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일각에서는 보석금제 폐지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관련된 소송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즉 제도 자체는 합헌 결과가 나왔지만 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판례를 통해 세부적인 사항은 더욱 견고하게 다듬어질 것이다. 일리노이 주가 전국에서 처음 시행하는 이 제도가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주목된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보석금제 현금 현금 보석금제도 보석금제 폐지 불구속 상태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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